건설안전특별법 국회 공청회 관련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습니다.
4.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건안법 공청회에서는 발주 단계 책임 확대와 규제 강도의 시장 영향, 기존 법체계와의 충돌 가능성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고 합니다.
법률 제정이 지연되는 동안 현장에서는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이어졌으며, 이에 따라 발주자와 설계, 시공, 감리가 협력하여 자율적인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1999년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질적인 안전 체계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건설 산업 전반에 무거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현재 건설업의 산재 사망사고 지표는 지난 10년간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체 취업자 중 건설 노동자의 비율은 7%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망 사고자 중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현행 법체계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건설산업기본법 등 기존 법제는 발주자의 책임을 충분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다수 참여자 사이의 불공정한 책임 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해 건설안전특별법을 통한 법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발주자의 책임 강화 및 건설산업에 적합한 법령체계 확보 시급
발주자 및 감리자의 안전 책임 명문화
건설안전특별법의 핵심은 그동안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발주자의 책임을 명시하는 데 있습니다.
발주자는 공사 기간을 결정하고 전체 예산을 확정함으로써 안전 투자 비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행위자이지만 실제 사고 발생 시에는 책임에서 비껴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법안은 발주자와 더불어 기술적 관리 감독을 수행하는 감리자의 책임을 강화하여, 참여자 간의 불공정한 책임 체제를 바로잡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전 주기적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사고 통제
건설 사고는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발생하는 다차원적인 문제이며, 단순히 현장의 작업 수칙 준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현재의 노동안전법제는 주로 하류 단계인 작업 공정에 집중되어 있어, 상류 단계의 위험 요인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업의 기획부터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친 안전 관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즉 상류 단계의 위험요인인 적정 공기 및 공사비, 공법 선정과정에서 건설안전 전문가의 의견 반영이 더욱 중요하며,
이는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에서도 위험성 감소대책 수립 Hierarchy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제12조(위험성 감소대책 수립 및 실행) ① 사업주는 제11조제2항에 따라 허용 가능한 위험성이 아니라고 판단한 경우에는 위험성의 수준, 영향을 받는 근로자 수 및 다음 각 호의 순서를 고려하여 위험성 감소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여 실행하여야 한다. 이 경우 법령에서 정하는 사항과 그 밖에 근로자의 위험 또는 건강장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반영하여야 한다.
1. 위험한 작업의 폐지ㆍ변경, 유해ㆍ위험물질 대체 등의 조치 또는 설계나 계획 단계에서 위험성을 제거 또는 저감하는 조치
2. 연동장치, 환기장치 설치 등의 공학적 대책
3. 사업장 작업절차서 정비 등의 관리적 대책
4. 개인용 보호구의 사용
노동안전 중심의 법적 기원과 건설업의 구조적 괴리
우리나라의 산업안전보건법은 일본의 노동안전위생법을 참조하여 근로기준법에서 분리·제정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법령의 체계와 용어는 제조업 중심의 ‘노동안전(노동자의 개인적 안전)’을 근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고정된 공장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제조업과 달리, 건설업은 기술과 공법이 현장 안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현행법은 이러한 건설업의 생리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 채 건설 관련 규정들을 단순히 덧붙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복잡한 구조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무관청 이원화에 따른 행정 효율성 저하
현재 건설 현장은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라는 두 주무관청의 규제를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령의 다원화는 동일한 건설 현장을 바라보는 시각과 기준의 차이를 발생시키며, 현장 관리자들로 하여금 실질적인 안전 순찰보다는 각 부처의 점검에 대비한 행정 업무에 에너지를 쏟게 만듭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력 낭비를 넘어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실질적 예방보다 우선시되는 방어적 서류 행정
현장의 안전관리 활동이 재해 예방이라는 본연의 목적보다 중대재해 발생 시 사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한 증거 확보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주무관청에 따라 분산된 법령을 모두 준수했음을 입증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서류를 작성하는 ‘방어적 안전관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현장의 실질적인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시간보다 서류를 구비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주객전도 현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의 우려, “처벌 완화하고 사전예방” “전면 철회”
기업 경영권 및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벌 수위
반면 건설 업계에서는 처벌 중심의 입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사고 발생 시 매출액의 3%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항은 건설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고려할 때 기업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후 처벌보다는 사전 예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수정되어야 하며, 현재의 어려운 건설 경기를 반영하여 처벌 조항을 현실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존 법령과의 중복 규제 및 실효성 논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과의 중복 규제 문제도 주요 쟁점입니다.
발주자의 적정 공사비와 기간 설정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고, 과잉 처벌로 인해 안전 관리의 실효성보다는 행정적인 문서 작성에만 치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입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법안을 제정하기보다는 기존 법률을 개정하여 제도의 정합성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을 상회하는 과징금 체계의 모순
건설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3% 수준인 상황에서 매출액 대비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단 한 번의 사고로 기업의 연간 이익이 모두 소멸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경영 안정성을 심각하게 해칠 뿐만 아니라, 규제 중복에 따른 행정적 비효율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특히 작업 중지나 안전 교육 등 기존 산안법과의 중복 요소들은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힙니다.
푸른고래의 인사이트
건설안전특별법은 처벌의 가혹함보다는 발주자가 안전의 주체가 되어 적정 공기와 비용을 보장하는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경영진의 법적 대응 비용이 실질적인 현장 안전 투자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제도적 유인책과 문화적 정착이 병행되어야만 진정한 재해 감소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안전은 처벌만으로 완성될 수 없으며, 예방 중심의 문화와 제도가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스쿨존의 속도 제한이 새로운 교통 문화로 정착되었듯이, 건설 현장에서도 안전이 비용이 아닌 필수 가치로 인식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관리자에 대한 일방적인 처벌보다는 작업자의 안전 의식 고취와 실효성 있는 규정 준수 여부가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건설안전특별법 내용을 보면 작업자에 대한 의무는 상당히 적은데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분명 필요합니다.
실제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조차 대형 종합건설사, 전문건설사 대표자, 현장소장 부터 모두 안전을 부르짖고 있는데도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을 보면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인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중소규모 건설현장은 더욱 그렇습니다.
처벌과 예방, 그리고 제도와 문화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건설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