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 응시자격 요건 완화 정책에 대한 견해
최근 고용노동부가 ‘국가자격 제도 발전 포럼’ 1차 회의를 개최하며, 기술사 응시자격 요건 완화를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동향이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는 청년층 및 비전공자의 국가기술자격 취득 진입장벽을 낮추어 취업 기회 확대를 도모하고자 하는 정책적 방향성으로 풀이됩니다.
구체적인 개편 방안에 따르면, 기술사 시험 응시를 위해 요구되던 대학 관련 학과 졸업 후 현장 경력 요건이 기존 6년에서 3년으로 대폭 단축될 전망입니다.
아울러 기사 자격증 보유자의 경우 요구되는 실무 경력이 현행 4년에서 2년으로 줄어드는 등, 응시 요건 전반에 걸친 파격적인 완화 조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술사 응시자격 완화 정책의 명과 암
청년층 취업 지원의 취지와 기술 역량 저하 우려
이러한 제도 개편의 취지 자체는 청년층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매우 긍정적인 정책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최고 기술 자격으로서 기술사 자격의 위상 측면이나, 국가 산업 전반의 핵심 기술 역량 강화라는 거시적 관점에서는 뚜렷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검증하는 기술사 자격의 본질
기술사는 영문으로 “Professional Engineer(PE)”로 표기되며, 각 전문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 역량을 증명하는 권위 있는 자격증입니다.
현행 기술사 시험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시험으로 엄격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1차 필기시험은 단순한 전공 지식을 넘어, 다년간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국가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견해와 제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심층적인 시험입니다.
현장 실무 기반의 역량 축적 필요성
이어지는 2차 면접시험 역시 기술사 종목에 따라 일부 편차는 존재하나, 앞서 언급한 전문 지식과 실무 역량을 면접관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더욱 치밀하게 검증하고 있습니다.
즉, 비전공자가 단순히 학원에서 단기 교재를 암기한다고 해서 결코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의 시험이 아닙니다.
기술 분야의 전문성은 방대한 지식과 체화된 현장 경험이 결합되어 비로소 완성되는 구조를 가집니다.
비록 학습 능력이 뛰어난 일부 응시자가 고도의 수험 전략과 차별화 요소를 통해 전문 역량을 갖춘 것처럼 포장하는 사례를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겠으나, 현재의 제도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가장 검증된 시험 체계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응시자격 단축이 초래할 실질적 파급 효과
20대 기술사 배출 가능성과 취업기회 창출의 실효성 의문
만약 이번 개편안대로 대학 졸업 후 기사 자격을 취득한 자의 기술사 응시 경력 요건이 4년에서 2년으로 단축된다면, 이론적으로 20대 기술사가 탄생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됩니다(물론 지금도 극소수가 취득합니다. 약 0.5~0.6%, * 출처 :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 산업인력공돈).
물론 뛰어난 실력을 갖춘 청년층에게 최고 자격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극도로 높은 난이도와 낮은 합격률을 자랑하는 기술사 제도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과연 청년층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유의미한 수준의 취업 기회 창출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깊은 의구심이 듭니다.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 수는 매년 50~60만명 규모인데, 기술사 연간 최종 합격자 수는 1,200~1,300명 정도라
비율로 보면 0.2~0.3% 정도 영향을 미치는 수준입니다.
또한 보도자료를 보면 현재 기술사 취득 나이 평균이 44.9세 정도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평균 나이가 줄어들 것이라고는 보기 힘듭니다.
현재 기술사 취득자 중 20대가 0.5~0.6% 수준이고, 30~34세가 10% 정도이니 이 정도 나이대가 혜택을 받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연간 최종 합격자 수 중 10% 정도인 120~130명 정도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졸업자 수 대비 0.02~0.03%)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요?
물론 기술사 응시자격 요건 완화 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정책 들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기술사에 국한해서는 실효성이 상당히 부족해 보입니다.
※ 다양한 국가기술자격 관련 정부 정책 방향
– 학력과 경력 제한 없이 자격 취득이 가능한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대폭 확대
. 과정평가형 : 인증된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하고 평가를 통과하면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비전공자나 중장년 참여 가능)
. 역량이음형, 역량채움제 : 직업훈련과 대학 학점 등을 통해 응시자격 인정(기사·산업기사 자격 취득 경로를 다양화)
. 플러스 자격 : 취득 자격에 추가 관련 기술역량을 표시
극악의 합격률과 건설안전기술사 시험의 현주소
현재 기술사 시험은 종목마다 다소간의 난이도 차이가 존재하지만, 1차 필기시험 합격률은 평균 6~7% 수준에 불과합니다.
2차 면접시험 합격률인 약 40~50%를 적용하면, 최종 합격률은 3~4% 내외에 그치며 연간 최종 합격자 수는 1,200~1,3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중요도가 급증하고 있는 건설안전기술사의 경우, 최근 1차 필기 합격률이 0.7~1.6%대(최근 3개년 평균 3.4%)까지 폭락하였고, 2차 합격률 역시 28.2%에 머무는 등 매우 높은 난이도를 유지하며 합격률이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향후 정책 방향 및 기술사 자격의 가치 훼손 우려
응시 인원 증가에 따른 합격률 조정 가능성
최근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일부 기사 종목의 경우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당장 올해 6월부터 완화된 요건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는 현재의 극악한 기술사 합격률 기조 하에서 응시 인원만 급증하게 만들어, 역설적으로 기술사 자격 취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병목 현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청년층을 위해 응시 문턱을 낮춰준 이후, 취업 기회 확대라는 당초의 명분을 달성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합격률 자체를 인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후속 정책을 펼치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마저 드는 상황입니다.
자격 남발로 인한 전문성 및 실효성 저하 우려
이번 조치와 함께 합격률을 상향 조정하는 정책이 시행된다면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청년층이나 현재 시험을 준비 중인 중장년층 수험생들에게 일견 호재로 비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볼 때, 충분한 실무 역량이 담보되지 않은 기술사 자격의 무분별한 남발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이는 곧 최고 기술 전문가로서 기술사가 가지는 자격 자체의 실효성과 시장 가치를 훼손시키는 악순환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매우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푸른고래 인사이트
청년 취업 확대라는 단기적 명분을 위해 고도의 전문성과 다년간의 현장 경험이 필수적인 ‘기술사’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산업 현장의 안전과 품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접근입니다.
질적 훼손이 우려되는 단순한 자격 남발보다는, 진정한 기술 역량을 갖춘 실무 전문가들이 그에 걸맞은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